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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후기

서히야 잘 지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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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다모
댓글 0건 조회 4,008회 작성일 21-01-2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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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9일 00시52분.
내일 발인이 있어 일찍 자려고 누웠다가 생각할 꺼리가 있어 뒤척이고 있던 깊은 밤...
"띵동~" 하는 문자 소리에 그날따라  깜짝 놀라 일어나 휴대폰을 보고 , 급히 전화를 걸었습니다.
문자의 내용은.... [연락바랍니다]......
불과 20일전 어머님상을 치루신 상주님께서 보내신 문자였습니다....


늦은 밤이라 제가 자고 있을것을 염려하여 문자만 보내시고 장례식장으로 가신 우리 상주님..
그 마음이 너무나 고맙고, 어머님상을 치루신지 한 달도 안되서 또 상을 당하신 것에 대한 참담한 심정이 엇갈리어 부랴부랴 통화 후,
옷을 챙겨입고 장례식장으로 향했습니다.
로비에 앉아계신 가족분들..
프로답지 못하게 허둥대다 다른 분께 인사를 드리는 실수를 할 만큼 저도 정신이 없었던 그 날밤..
상를 당하셨음에도 저를 보고 환히 웃으며 반겨주시는 가족분들께 감사함과 죄송함이 교차하여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던 그 감정이
지금 또 되살아나 코가 찡해집니다.
어떤 분은 그런 말씀도 하십니다.
누가 죽으면 당신들은 좋은거 아니냐고...
직업이 '장례지도사' 인지라 누군가의 장례를 통해 생업을 이어가는 것은 맞으나, 이러한 얘기를 들으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좋다고도 싫다고도 할 수 없는, 맞다고도 틀리다고도 할 수 없는 말이죠..
그러나, 장례를 도와드리는 그 시간 만큼은 사명감과 측은지심으로 고인께는 마지막 길 내 손으로 모셔드리는 것이 지난 삶의 복 중 마지막 복이
되어 드리는 것과 유족분들께는 위로가 되어드리는 것에 집중을 합니다.

안산 하늘공원(시립)에 고인이 되신 아버님을 모시면서, 지난번에 모신 어머님 자리와 최대한 가깝게 모셔드리고 싶어 관리소에 문의를 했습니다.
마침 가까운 자리가 빈 곳이 있어 다행히 운 좋게 들어갈 수 있었는데, 유족분들께서 좋아하시는것을 보니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이 장례 때 신기?했던것은 20일의 시간차에도 불구하고,같은 장례식장에 같은 빈소에 같은 헬퍼님들(도우미) ..마치 데쟈뷰 같았어요.
유족분들에게도 이야기 꺼리가 됐었죠. 그래서인지 모두들 친숙하게 3일 장례를 모셨습니다.

"서희(일명 서히^^)" 라는 손녀의 인상이 깊어 얼굴도 이름도 선명히 기억나네요~
참으로 야무지고 꼼꼼한, 그리고 상주님께는 아들 부럽지 않을 20대 아가씨였습니다.
많은 장례를 모시면서도 기억에 남는 상가들이 몇 있는데, 이 댁도 아마 제가 살아있는 동안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 서히야~^^ 잘 지내니? "

장례 동안은 '손녀님~' 이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다정하게 이쁜 조카 부르듯 불러보고 싶습니다.
얼마 전, 카톡으로 안부를 물어와 많이 반갑고 고마웠어요~ 바쁜것이 좀 지나거든 이번엔 제가 먼저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모든 이의 죽음엔 사연이 없지 않고, 슬프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늘 하는 일이지만, 가끔 문득 가슴이 아립니다.
10년 넘게 장례일을 하면서도,  제게 이런 감정이 남아있음에 감사하며,  처음 고인을 모시던 그 날의 진지함과 정성을 ​잃지 않고 지키어
이 세상 마지막 길의 복이 되겠노라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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