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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후기

2만원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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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다모
댓글 0건 조회 4,108회 작성일 21-01-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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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안중읍에 안중백병원 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주상(主喪)이 되는 고인분의 자녀로는 미혼의 예쁘장한 따님 두 분.

그리고  허전한 분향소를 고인분의 동생이자 따님들에겐 작은아버지가 되시는 분께서 자리를 함께 지켜주며 조촐히 모셔진 장례...

오늘은 그 이야기를 적고자 합니다.

 

스무살 중반이나 되었을까 장례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도 없을 나이의 어린 따님들을 보니  상담을 하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참 야무지던 말투와 표정이 인상적이었던 작은 따님의 예쁜 얼굴이 아직도 아른거립니다.

첫날, 밤 늦게 시작된 장례라 상담을 마치고 집에 오니  새벽02시가 넘었던거 같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잠시 눈 붙이고  꽃집에 들러 입관식에 고인께 넣어드릴 생화를 한 가득 사고, 장례식장에 도착해 여러 용품들을

준비하고 ,만들고... 입관식을 진행하였습니다.

(입관식이란, 고인분을 알콜을 적신 솜으로 깨끗히 목욕 시켜드리고, 지의(紙衣)와 수의(壽衣)를 입혀드리고, 관에 모시는 과정입니다)

 

고인이 되신 아버님과 오래 떨어져 살아서일까 어제 상담 때엔 제법 씩씩하고 담담해 보이던 두 따님들이....웁니다...

작은 따님은 마치 살아계신 아버지게 말씀드리듯 여러 이야기를 합니다.

언제 만나기로 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그 약속이 지켜지기 전 고인이 된 아버지께 서럽고 아쉽고 미안해 합니다.

입관식에 늘 눈물을 보는 나 인데, 유난히 마음이 쓰이던 시간이었습니다. 

발이 안떨어져 23시가 넘어가고, 내일 발인 전 새벽 일찍 나오겠다 인사하는 제게 두 따님들이 작은 손을 꼼지락 거리다 무엇을 건냅니다. 

1만원 짜리 2장..... " 저희 아버지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옵니다.   

누군가에게 감사하다고 돈을 건내는 법을 아직 모를  어린 나이인데, 이제 막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나이에 장례 치루기도 여의치 않을 형편인데

그 손에서 수줍게 꼬깃꼬깃 건내어 주는  2만원에 코가 찡해져 눈물이 맺혀 버렸습니다.

 

그것은 지금 제 지갑 깊숙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장례지도사 라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처음의 순수한 마음을 지키려 늘 노력하는 저에게 일종의 부적같은 것이 되어버려 요즘은  한번씩 그것을 

들여다 보며 그날의 생각과 감정을 되새깁니다. 

헤어지며 저에게 남긴 말이 기억납니다. " 살면서 절대 잊혀지지 않을 거 같아요." 

가시는 분과 유족분들께 마지막 좋은 인연이 되어드리고 싶은 저의 마음이 닿은 거 같아 너무 행복한 말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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