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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후기

바다 장지(해양장)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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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다모
댓글 0건 조회 4,683회 작성일 21-01-2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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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다장지, 해양장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자 합니다.

 

장례를 모시다 보면 간혹 화장하신 유해를 "뿌리겠다"는 유족분들이 계십니다.

화장한 유해를 뿌리는것을 "산골(散骨)" 이라고  이름하는데,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선산이 있어 그곳에 산골하여 드리는 것이고

둘째는 화장시설 내의 <유택동산> 이라는 곳을 유료 또는 무료로 이용하여 산골하는 것입니다.

첫번 째 방법은 참 다행이나,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두번째 방법, 즉 화장시설내의 유택동산에

산골하시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입니다

 

장례지도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적 일 입니다.

돌아가신 고인분의 유지라며, 서울시립승화원(벽제)에서 화장 후 유택동산에 산골하겠다고 했던

상가였는데, 유족분들의 뜻을 최선을 다해 이행해 드리는 것이 장례서비스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던

저는 별 다른 조언을 드리지 않고 화장 후 유족분들을 그 곳으로 안내, 산골을 도와드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돌아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원망' 이었습니다.

" 지도사님, 이런 곳이라고 왜 얘기를 안해주셨어요??.. 이런 걸 미리 알려주어 옳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것이 장례전문가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요?"

 

이게 무슨 얘기인고 하니,

화장 시설 내의 산골 장소<유택동산> 은 쉽게 표현하자면, 안을 들여다 볼 수는 없으나,

커다란 단지 또는 석물 구조의 입구를 통해 수 많은 유해를 쏟아 모으는 곳 입니다.

 

많은 분들이 "뿌린다" 라고 하시면서 상상하는 모양새는 영상매체에서 보던 고즈넉한 곳에서 유해가

훨훨 날아가는 풍경입니다.

그것은 현실과 다르게 미화된 것으로써, 실상은 골분(骨粉)은 질량이 높아, 밀가루처럼 훨훨 잘 날리지도

않을 뿐더러,유택동산의 단지 안에 쏟는 것은 골분의 분리수거나 마찬가지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화장시설의 <유택동산>을 폄하하기 위한 글이 아님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마땅한 장지가 없거나, 비용적인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유택동산을 이용하시는 분들께는 참으로

죄송한 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장례지도사로서, 장례 후에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을 방법을 찾아 조언해드리고, 끝까지 마무리 해드리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는 생각과 오지랖 많은 성격까지 더해져 상가를 모시는 중 <유택동산>에 산골하시겠다 하는

유족분들이 계시면 어떻게든 장지를 잘 써드릴 수 있도록 방법을 여러 번 상의합니다.

선산이 멀리라도 있다면 번거로우시더라도 따로 가셔서라도 자연장으로 모셔드릴 수 있도록, 선산도 없고

시립 시설도 이용하지 못하시는 상황이라면 하다못해 사시던 집 마당에라도 모시게끔 조언 드립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서상 집 근처에 자연장 모시는 것에 아직은 거부감이 있는지라 종종 권해드리는 방법이

이 "해양장" 입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유람선 형태의 배를 30분쯤 타고 나가면 합법적인 바다장지가 있습니다.

각 구역별로 부표가 떠 있어 자리도 구별할 수 있고, 큰 비용이 들지 않는 방법으로 마땅한 장지가 없고, 

고인을 자연으로

돌려보내 드리기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마땅한 방법입니다.

 

간혹, 어머님 혹은 아버님께서 생전에 본인의 사후에 "뿌려달라" 고 하신 분들의 속뜻은, 자식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울까 걱정하시어 하시는 말씀입니다.

저 또한 가끔 생각해봅니다. '난 죽으면 어디에 묻히고 싶은가...'

저는 자연장을 선호합니다.

작은 나무에 <수목장>이나 하늘을 볼 수 있는 <잔디장>이 좋겠다 생각을 합니다.

 

누구나 내 사후에 잊혀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그러하므로 일반화 시키는 것일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까요...

자주는 아니라도 가끔은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내 자리를 찾아와 주었으면 하는 것..

 

유택동산에 모시고 나서 찾아뵐 수는 있죠. 그 곳으로 찾아가 추모를 하고 헌화를 하고...

그러나 여러 고인들의 유해가 뒤섞인 곳에 내 가족의 골분(骨粉)을 쏟고 나서 과연 마음이 편할까요....

그렇지 않다고들 합니다.

"나중에 찾아갈 곳이 없어 지금 생각하니 서운하다" 라고 얘기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장례를 모시다 보면 아주 많은 삶의 군상들을 보게 됩니다.

3일동안 가족들과 뒤섞여 함께 울고웃고 하다보면 어느 새 유가족분들의 깊은 이야기도 알게 됩니다.

엣 말에'사연없는 무덤'은 없다고 했던가요. 맞습니다...

 

생전 삶이 어떠하였든, 저에게는 다른 고인분들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좋은 인연이 되어드려야 하는 안타까운 사람

입니다.

 

처음 고인을 보던 날이 기억납니다.

무서울 줄 알았는데, 아주 쓸쓸하고 허무했습니다.

이렇게 빈 손으로 가는 인생, 뭐그리 욕심내고 아웅다웅 살꼬....

 

누구나 아는 진실일지나, 저 또한 마음 비우는 인생을 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내 곁에 있던 사랑하는 사람이 내일은 없을수도 있고

오늘 맹목적으로 뒤쫓던 목표가 내일은 물거품이 되기도 하는 , 한 치앞도 모르는 인생.

그래서 오지않은 내일보다 ,오늘의 시간에 더 충실하며 살려 합니다.

처음 고인을 보던 날의 마음을 잃지 않고, 제게는 천직인 장례지도사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 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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